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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 만천리 백로와 왜가리 번식지 탐방
작성자 : [여행달인] 천년주목님
작성일 : 2020-01-18
조회수 : 243

  강원도기념물 제44호로 지정되어 보호 받고 있는 춘천 동면 만천리 416-1에 위치한 백로 및 왜가리 번식지를 세 달이 넘도록 하루도 빠지지 않고 찾아가 관찰한 후기이다. 이곳은 면적이 6,334의 울창한 송림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여러 장의 묘지가 있는 사유지이다.

매년 3월초부터 7월 중순까지 산란과 부화로 수백 마리의 백로와 왜가리가 분주하게 생활하는 곳이다. 사진을 담기위해 처음 그곳을 방문했을 때 맹견 두 마리와 왜가리 새끼 한마리가 이리 뛰고 저리 뛰고 난리가 났다. 잠시 후 사태가 진정되었지만 왜가리 새끼는 보이지 않았다. 맹견들이 한 곳을 빙빙 도는 것으로 보아 심상치 않은 상황이다.

몽둥이를 들고 , 이놈들 저리가!” 소리를 지르며 맹견과 왜가리새끼가 싸우던 장소로 달려갔더니 두 마리 맹견은 멀리 도망가고 왜가리새끼는 땅에 늘어진 채 목에서 피가 흐르고 파르르 떠는 것으로 보아 마지막 죽어가는 모습이다.

그 사이에 소리가 나서 돌아보니 또 다른 왜가리새끼 한 마리가 땅으로 떨어져 꼼짝을 하지 않는다. 얼마 후에 일어나 뒤뚱거리며 걸어가다 넘어지고 한참을 멍하니 서 있다가 다시 걸어가다 넘어지고를 반복한다.

잘 걷지도 날지도 못하는 새끼 앞으로 부지런히 달려가 사진기를 들이대니 렌즈를 쪼려고 꽥꽥소리를 내며 덤벼든다. 하기야 왜가리는 우리나라에서 번식하는 새 중에 가장 힘이 세고 가장 큰 새이고 보면 그 본성은 속일 수 없는가 보다.









지면에서 약 20m 높이의 소나무 위에 있는 협소한 둥지 안에서 새끼들이 서로 밀치거나 자리다툼으로 떨어져 죽기도 하고 땅으로 내려와 걷고 뛰고 먹이를 찾는 법을 배우며 하늘 높이 나는 연습을 하는 것이 성장과정이 아닐까 생각도 해본다.

이틀 후에 다시 그곳으로 갔다. 이번에는 커다란 고양이와 왜가리새끼 세 마리가 5m정도의 거리에서 눈싸움부터 시작하고 있다. 잠시 후에 고양이가 재빠르게 뛰어 덤비자 다행이도 왜가리새끼는 위로 날아 피한다.

다시 며칠 후에 그곳에 갔을 때는 가슴 아프고 안타까운 일을 접해야 했다. 왜가리새끼 한 마리가 땅으로 떨어졌는데 머리를 들지도 못하고 눈만 멀뚱거리고 온 몸을 움직이지 못할 정도로 큰 충격을 받아 날개와 다리가 부러지고 거의 모든 뼈가 부러진 상태였다. 안락사를 택하는 방법밖에는 별다른 방법이 없었다. 또 다른 곳에는 이미 떨어져 악취를 풍기며 썩어가는 모습도 여러 마리 보인다.





소나무의 높은 곳에 둥지를 튼 백로와 왜가리의 둥지를 쳐다보니 흡사 솔방울이 올망졸망 몇 백 개가 달려있는 것처럼 많기도 하다. 때로는 놈들의 배설물이 하얀 가랑비가 되어 안경에도 얼굴에도 온몸으로 휘날린다.

그러고 보니 모든 나무가 하얗게 색칠한 것 같이 변해 있었고 노란 숲을 이룬 애기똥풀과 땅까지 하얀 세상으로 변하고 있었다. 오래된 소나무들이 줄기만 남긴 채 앙상하게 말라죽은 모습도 꽤나 많이 보인다.





백로와 왜가리는 생활습성이 같아서 이웃에 살기를 좋아 하고 왜가리가 집을 지어 놓으면 백로가 그 둥지를 차지하기도 한다. 왜가리는 백로에게 집을 빼앗겨도 싸움을 하지 않고 기분 좋게 새집을 짓는다. 서로 한터에서 공존하는 삶의 방식이다. 백로와 왜가리는 수컷이 둥지를 만들고 보수하는 재료를 나르고 암컷은 둥지를 튼다.

이런 생태계의 소중한 자산이 환경오염으로 인해 점차 개체수가 감소하고 있으나 기념물로 지정만 해놓고 관리가 안 되는 현실이 안타깝다. 물론 배설물로 인해 나무들이 죽어가는 것도 막고 백로와 왜가리가 태어난 고향을 다시 찾아와 마음 편히 번식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우리 모두가 노력해야 한다.

백로와 왜가리 번식지 주변에는 식당도 있고 주택도 있다. 주민들이 느끼는 악취를 없애고 맹견과 야생동물들로부터 새끼들을 보호할 수 있는 쾌적한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얼마 전에 춘천시청에서 춘천시민소통 플랫폼 봄의 대화란 정책을 제안하는 코너를 만들었기에 제1호로 제안하였다.

백로와 왜가리 번식지에 맹견들은 물론, 해를 끼치는 야생동물의 출입을 막기 위해 철조망으로 된 울타리를 설치하고, 수시로 깨끗하게 청소를 하며 산란기가 아닌 적절한 시기에 고압살수기를 이용하여 배설물을 제거하는 일이 체계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 관리방법을 제안한 것이다.



다행이도 문화콘텐츠과에서 좋은 제안에 감사드린다는 답이 왔다. 하지만 울타리 문제는 사유지인 관계로 주인이 반대하기 때문에 곤란하다는 이야기와 산란기에 직원과 근로봉사 하는 분들을 배치하여 땅으로 떨어지는 새끼들을 보호하고 청결하게 관리하겠으며 일 년에 한 번씩 비 산란기를 이용하여 배설물을 청소하겠다는 문서가 집으로 왔다.

몇 달이 지난 927일 살수차를 이용하여 소나무에 딱지가 된 배설물을 씻어내고 주위도 깨끗하게 대대적인 정리를 하는 것이 목격되었다. 백로와 왜가리 그리고 사람과 소나무가 상생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은 것이다.


5 개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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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번식가 되면 이런 상황도 볼 수 있군요. 그나저나 순간 포착이 대단하십니다.
  • 이곳은 봄에만 볼 수 있는 곳이겠군요. 금년 봄에는 시간을 내어서 꼭 다녀와야겠어요.
  • 말로만 듣고 아직 가보지 못했어요. 춘천에 살면서 너무했다는 생각이 드네요. 돌아오는 봄에는 꼭 그곳에 가서 새끼들과 자라나는 백로와 왜가리를 봐야겠어요. 그런데 새끼들이 떨어져 죽으니 얼마나 슬픈 일이예요? 환경은 보호 받아 모두가 상생하도록 해야겠네요.
  • 왜가리 새끼인데도 무시무시한 공룡같아요.
  • 자연이 행복하면 사람도 행복합니다.
    우리 서로가 조금만 더 주위의 환경에 관심을 가진다면 충분히 그럴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