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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제 박인환문학관을 가다
작성자 : [여행달인] 천년주목님
작성일 : 2020-02-08
조회수 : 29

정월대보름이라 양양 휴휴암 가는 길에 인제 박인환문학관에 들리기로 하였다. 박인환(1926-1956)시인은 '목마와 숙녀' '세월이 가면' 시로 유명한 한국 모더니즘의 대표적인 시인이다.











고향 인제시내 산촌민속박물관과 나란히 있는 박인환문학관에는 그의 삶을 느껴보고 그를 만날 수 있었다.박인환문학관은 당시 명동백작으로 불리며 명동을 누볐던 40 - 50년대 명동거리, 시인들의 아지트  '마리서사' 명동술집 '포엠', 선술집 '유명옥' 등 문인들의 교류지와 세월이가면을 지은 술집 '은성'  등을 재현해놓았다.



















문학관은 인제읍 상동리 박인환 생가터에 2010년에 착공, 20125월 연면적 13,592지상1,2층 규모로  개관했는데, 인제 버스터미널 옆에 위치한다.  문학관 일대에는 박인환의 거리가 조성되어 시비, 시가 열리는 사과나무, 하늘이 비치는 시벤치, 책 읽는 목마상 등의 조형물이 설치되어 있다.

박인환 시인은 열한 살 때 고향 인제를 떠나 서른한 해의 짧은 생을 살다간 한국 모더니즘의 대표적인 천재시인이다.



목마와 숙녀

한 잔의 술을 마시고우리는 버지니아 울프의 생애生涯목마木馬를 타고 떠난 숙녀淑女의 옷자락을 이야기한다  

목마는 주인을 버리고 거저 방울 소리만 울리며가을 속으로 떠났다. 술병에서 별이 떨어진다상심傷心한 별은 내 가슴에 가벼웁게 부숴진다

그러한 잠시 내가 알던 소녀少女정원庭園의 초목草木 옆에서 자라고문학文學이 죽고

인생人生이 죽고사랑의 진리마저 애증愛憎의 그림자를 버릴 때목마木馬를 탄 사랑의 사람은 보이지 않는다

세월은 가고 오는 것한때는 고립孤立을 피하여 시들어 가고이제 우리는 작별作別하여야 한다술병이 바람에 쓰러지는 소리를 들으며

늙은 여류작가의 눈을 바라다보아야 한다

등대燈臺불이 보이지 않아도그저 간직한 페시미즘의 미래未來를 위하여우리는 처량한 목마木馬 소리를 기억記憶하여야 한다모든 것이 떠나든 죽든그저 가슴에 남은 희미한 의식意識을 붙잡고우리는 버지니아 울프의 서러운 이야기를 들어야

한 두 개의 바위틈을 지나 청춘靑春을 찾는 뱀과 같이눈을 뜨고 한 잔의 술을 마셔야 한다.인생人生은 외롭지도 않고거저 잡지雜誌의 표지表紙처럼 통속通俗하거늘한탄할 그 무엇이 무서워서 우리는 떠나는 것일까

목마는 하늘에 있고방울 소리는 귓전에 철렁거리는데가을바람 소리는내 쓰러진 술병 속에서 목메어 우는데...


 

세월이 가면

지금 그 사람은 잊었지만 그 눈동자 입술은

내 가슴에 있네.바람이 불고 비가 올 때도 나는 저 유리창 밖 가로등 그늘의 밤을 잊지 못하지. 사랑은 가고 옛날은 남는 것 여름날의 호숫가, 가을의 공원 그 벤치 위에 나뭇잎은 떨어지고 나뭇잎은 흙이 되고 나뭇잎에 덮여서 우리들의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 지금 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 그 눈동자 입술은 내 가슴에 있네.내 서늘한 가슴에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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